10월5일
오늘은 여태 묵고 있던
메나 하우스 오버레이를 떠나는 날이다.
<방에서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우아하게 식사를 하세요>
김지수의 배려로
오늘은 식당으로 가지 않아도 좋았다.
가이드북에는 최고급 호텔로 나와있으니
4성일까 5성일까?
<오늘은 수백만개의 별이 있는 호텔에서 묵으실꺼에요>
사막 투어.
별이 쏟아지는 밤 하늘의 장관을 볼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바하리아 사막의 중간 기착지인 골든배리까지는
카이로에서 5시간 거리.
거기서 현지 베드윈의 찝차로 바꿔타고
다시 한시간즘 달리면
오늘 숙영을 할 백사막에 도착 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의 길...
어쩌다가 차가 한 대씩 지나 갈뿐 그야말로 무인지경이다.
두시간쯤 달려 처음이자 마지막인 휴게소에 차를 세웠다.
모래 바람에 칠이 벗겨진 휴게소.
거대한 취수탑만이 웅장하게(?)하게 서 있다.
여기는 그래도 사람들이 보였다.
불과 몇시간 동안인데 그나마도 반가웠다.
더군다나 같은 목적으로 같은 장소로 가는 사람들 아닌가?
허지만 말이 통하지 않으니 우리는 생전 처음 보는
남으로 기억 될수 밖에 없다.
이윽고 골든배리에 도착 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서둘러 떠나갔다.
우리도 늦은 점심을 먹고
<사막을 달리는 찝차>로 차를 바꿔 탔다.
베드윈족 가이드라구 해야 하나?
운전기사는 물론이고 나중에 알고보니 텐트치기 요리하기...
그야말로 만능이었다.
그런데 30분쯤 사막길을 달렸을까?
갑자기 전화를 받더니 난색이 된다.
�차에 실을려고 물통을 내놨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왔다던가?
사막 한가운데 우리를 부려놓고
차를 돌려 다시 골든베리로 돌아갔다.
그러잖아도 차에서 내려
모래를 직접 밟아보고 싶었던 우리는
베드윈 기사의 실수를 오히려 다행으로 여기고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우와..
킬킬 거리며 좋아 한것도 불과 일이십분이지
왕복 한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게
얼마나 큰 고역인가는 이내 알게 되었다.
햇볕은 쨍쨍 내려 쪼이지
모래에서 치솟아 오르는 복사열로
숨은 턱턱 막히지..
그늘이라고는 머리에 뒤집어 쓴 모자 하나 뿐이니
시원찮게 나오던 에어콘을 타박하던
고물차 안은 그나마도 천국이었다.
거기서 왜 어머니 생각이 났을까?
모래 바닥에 <어머니>라고 써 놓고
내 그림자라도 찍어 볼렸더니
디카의 액정 모니터 조차 햇빛에 반사되어
영상이 보이질 않았다
인간처럼 간사한 동물이 또 있을까?
다시 차를 타고 달릴 때는
열사의 고통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놀며 놀며 가자 시간 약속이 있는것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한 여유가
검문 경찰과 기사의 뜻 모를 잡담 까지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인지경의 사막 한가운데 있는
간이 휴게소엘 들렸다.
거기서 살고 있는 일 가족들이 우리를 반긴다.
관광지로 개발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그들은 사람이 그리운 일상을 살고 있다.
새삼 아기가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도중에 크리스탈 마운틴에 들렸다.
산 전체가 수정 광석으로 둘러 쌓여 있고
선참의 관광객들이 신기한듯 수정 광석을 보고 있다.
다시 또 얼마를 달렸을까?
이윽고 일행은 백 사막에 도착 했다.
오랜 세월동안 사막의 모래바람이 만든
기기묘한 바위들이 거기 있었다.
흡사 눈이라도 온듯 먼산이 하얗게 빛났다.
같이 왔던 다른 나라의 관광객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광활한 사막 한복판에서 우리만의 야영준비를 했다.
그리고 일몰...
일행이래야 우리 드라마패밀리 3식구와
가이드인 홍은경씨
그리고 만능의 베드윈 기사등 5명이었다.
그 다섯명이 사막 전체를 세 낸 셈이 되었다.
이윽고 별이 떴다.
그렇게 가깝고 그렇게 많은 별을 어디서 봤던가?
뉴질랜드의 퀸스타운에서
그리고 뱅쿠버의 스탠리파크에서도 별은 있었지만
거기서는 별만을 보기엔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오직 별만을 보기 위해서
그리고 그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한밤을 지샐수 있는곳이 바로 여기다.
아아
밤이 깊어갈수록 점점 많아지는 별들을 보고 있자니
끊었던 담배 생각이 났다.
<야 담배 한 대 줘>
<안돼요>
<야 내 생전에 다시 또 이런 밤을 맞이 할수 있겠냐?
한 대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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