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이집트편편상(15)올드 카이로

첫날 2008. 2. 5. 17:17

(뒤늦은 여행기를 올리고 있는데

그나마도 사정이 생겨 오랫동안 쓰질 못했다.

사정이란 집사람이 쓰러져서 중환실로 옮겨간것이다.

홀애비가 되느냐 마느냐 매일같이 마음을 조이다가

이제 겨우 일반병실로 옮겨 석달째가 됐다.

어쨋던 한시름은 덜은 셈이 되어

다시 여행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내 생애의 가장 호화판이자 의미있는 여행 이었기에)


10월4일


오늘은 올드 카이로와 고고학 박물관

그리고 시내 관광을 하기로 한 날이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제자들을 기다리는 사이에

두분 가이드를 모시고 커피를 마셨다.    


왼쪽 콧수염이 <김흥국>이란 별명의 알프레드씨다.

관광회사의 영어 가이드를 하고 있는데

현지인 가이드를 꼭 끼어야 되는 이집트의 관광 정책상

매일 같이 우리를 수행하게 된 친구다.

 

 

<선생님도 별명이 있습니다>

알프레드의 얘기다.

<내 별명? 뭔데>

<미스터 코닥>

<코닥? 아 사진..>

하하 내가 하도 사진을 많이 찍어서 생긴 별명이다.

옆에 앉은 아가씨는 카이로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하고 있는

홍은경양이고.


바로 어제

두사람을 앞에 놓고 지렁이가 기어 가는듯한 아랍 글자 얘기를 했다.

아랍글짜는 우리가 아는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고 또 읽게 된다.

그런데 숫자는 다르다.

우리식대로 아니 세계식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게 정석이다.


그래서 글을 읽을려면 고개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자연스럽게 돌아 가는것이 아니라

숫자가 쓰여 있으면 고개를 멈칫하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고나서

다시 문장을 따라 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윤혁민입니다.

1938년 5월 3일생입니다.

그래서 올해 70세입니다>


알프레드 한테 이걸 써보라고 했드니

그대로 주머니에 구겨 넣으면서 내일 써 오겠단다.


뭐 그리 뜸을 드리나 했더니

오늘 컴퓨터 작업을 해서 갖어 왔다.

어느틈에 내 사진까지 찍어 합성을 해서...



하하 

그 성의가 고마워서 동상의 진짜 인물이 누구냐고 물었다.

누구라고 얘길 했는데 도대체 생각이 나질 않는다.

간단히 찾을수 있겠지 하고 돌아와서

고고학 박물관의 도록을 다 뒤져 보았는데도

못찾았다. 

(메모장을 들고 다니면 뭣하나? 이젠 총기가 흐려져서

그때 그때 기록해 놓지 않으면 말짤 도루묵인걸...)


우선 우리는 <올드 카이로>로 갔다.

카이로의 구 시가지에 해당 하는데 서울로 치면 4대문 안쪽이다.


큰길을 걷던 가이드가 갑자기 지하계단으로 내려갔다.

그밑은 굽이굽이 지하의 골목길이다.

건물 구조도 그러했고 완전히 다른 세계에 온것 같았다.



(아하 꼽트 교회를 가는구나)

안내서의 한귀절이 떠올랐다.

꼽트는 이집트 기독교인(원주민)들을 가르키는 말이라고 했다.

따라서 카이로에 있는 원주민 교회는

모두 천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이것은 교회사상 세계 최초의 고대 교회들이라고 부른다.

641년 이슬람교도들인 아랍인들에게 정복된후

이집트인들은 대부분이 무술림으로 개종했고

현재는 전체 인구의 10퍼센트만이 꼽티교회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여기가 아기 예수님의 피난교회이다

<주의 천사가 꿈에 요셉에게 나타나 말하였다.

“헤롯이 아기를 찾아서 죽이려고 하니, 일어나서,

아기와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고,

내가 네게 일러줄 때까지 그 곳에 있어라.”

요셉이 일어나서, 밤 사이에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여, 헤롯이 죽을 때까지 거기에 있었다.

이것은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서 말씀하신 바

“내가 이집트에서 내 아들을 불러냈다”

하신 말씀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었다.(마태복음 2:13∼15)>

 


 

교회내부에선 사진 촬영이 되질 않는다.

그런데...

SBS 피디로 있는 이재경님의 홈피에 갔더니

마침 사진이 있었다.

<원래는 이곳도 촬영이 금지된 곳이라는데

 한 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나서야 알았답니다.>

이런 멘트를 곁드려서.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얼른 업어왔다.


 


 

원래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물속에 갇혀 있었는데

2005년 물을 퍼내고 바닥을 새로 깔았다고 한다.

예수님의 제자를 상징하는

12개의 기둥이 교회를 예배실과

좌우의 긴 복도로 나누는데...

12개의 대리석 기둥 가운데

유난히 한 개의 기둥만 붉은 색조의 화강암으로 되어있다.

이는 바로 가롯 유다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 지상으로 나왔다.

<야 박철 알프레드 한테 빚 갚아야겠다 사진 한 장 찍어라>

그리하여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