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일 오후
다시 산 엘 하가르에서 고센까지 우리를 안내해 주었던
친절한 경찰 아저씨들의 인사를 끝으로
우리는 다시 고속도로를 탔다.
스에즈운하를 보러 가는것이다.
그런데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에 들렸던 차가
주유소 마당의 맨홀에 덜컥 빠져 버렸다.
(저걸 어쩐다?)
나귀를 타고 지나가던 이집션 한사람이 뒤를 돌아다 보며 웃었다,
여보쇼 나처럼 나귀를 타고 다녔으면 그런일은 없지
주변의 다른 사람들까지 가세하여
결국은 사람의 힘으로 들어 올렸다.
(간단 하군)
몇시간동안 사막을 달려 스에즈운하에 도착 했다.
그런데 사진 촬영이 안된단다.
차에서 내려 경찰에게 다가가 카메라를 들이 댔다.
<찍어도 되냐?>
<아 오케 오케>
이 번에는 운하쪽에다 대고
<야 저것도 찍어도 되냐?>
했더니 역시 오케란다.
(아니 사진을 못 찍게 한다더니?)
알고보니 아직도 이집트는 계엄령 하 이고
2년전에(2005년 12월) 이슬람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가
스웨즈 운하를 통과 하는 미국 선박과 미 동맹국 선박들을
자살 보트를 이용해 공격 하겠다고 한 이후에
일체의 시설물에 대한 촬영금지 조치가 내려졌었다고 한다.
<배는 언제 지나가냐? 시프말야 시프>
오전중에 선박들이 다 통과해버려 오늘은 없다고...
그야말로 엠병이다
북적 북적 할줄 알았더니 관광객도 없고 이건 너무 조용 하잖아?
<이봐요 여기 스에즈 운하 맞아요?>
가이드가 웃었다.
에라 사진이나 찍자
하루 평균 100여척의 선박이 이 운하를 이용 한단다.
소요시간은 15시간.
운하의 폭은 365미터 평균 수심은 20미터
총 길이만도 173키로에 달한다고..
저 건너 시나이 반도로 들어가는 연결 지점은
4곳의 나루터와 한 개의 해저 터널이 있다고 한다.
해저터널의 길이는 진입로를 포함하여 총 연장 4km.
난 그때까지 시나이 반도가 이스라엘 땅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집트 땅이라고...
(그러면서 똑똑한 체는 독판 했으니...에이구)
돌아오는 길에서 차가 말썽을 부렸다.
(아까 맨홀에 빠진것이 말썽의 전조였어.)
바쁠것 있나? 느긋하게 기다렸더니 마침내
<다른 차를 이용해야 되겠습니다>
다른차? 다른 차가 어디 있어?
가이드가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들었다.
(아하 히치하이킹을 하겠다고?)
이뿐 여자가 손을 드니
어떤 페미니스트가 걸려 들겠지.
사실은 일행이 저기 저 노인이랑...말을 마치기도 전에 쌩- 하하
그런데 의외로 차가 와서 서고 가이드가 소리쳤다.
<자 다들 타세요>
타고 보니 이건 완전히 고물차다.
혼자 오느라고 심심했던지 운전자가
유창(?)한 영어로 떠들어 댄다.
영어를 할줄 아는걸 보니 미루어 수준은 짐작하겠고..
알아들을 수있는 단어라고는 <샹하이>와 <홍콩>뿐이다.
그래서 <아 홍콩>했더니 이 친구가 신이나서
자기 친구가 홍콩에 산댄다.
(근데 왜 홍콩 얘기가 나왔지? 내가 홍콩 사람으로 보였나?)
그러면서 연신 가속 페달을 밟는다.
200키로도 넘는것 같아서 속도계를 보니
아예 떼버려서 구멍만 남아 있다.
<야 임마 우리 바쁜일 없어 천천히가 천천히>
<야 통역... 우리 빠쁜일 없다구 그래>
그러나 락 음악과 스피드에 취한 젊은것들은
깔깔 대느라고 댓귀도 없다.
앞차를 들이 받을것 처럼 달리다가
아슬아슬하게 추월을 하고
그야말로 곡예운전.....
무려 한시간을 달려서 비행장 입구에 도착 했다.
여행사에서 다른 차를 보내 주기로 했는데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다.
차주인이 트렁크를 열더니 카페트를 꺼집어 내서
나무밑에 깔아 놓고 여자들을 앉혔다.
너두 어지간히 밝히는구나 그거 하난 날 닮았어.
<결혼 했냐?>
<했어>
<마누라는 어디 있는데?>
<저기 있잖아?>
그 친구가 차를 가리켰다.
<저 차가 내 마누라야>
그래서 그 친구의 마누라를 향해 또 찰칵.
인사를 나누고 보니 그 친구는 현직 변호사였다.
<야 그럼 차좀 바꿔>
할려다가 참았다.
고물차 됐다고 어찌 마누라 바꾸라고 얘기 할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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