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

이집트편편상(6)라마단

첫날 2007. 11. 11. 20:15

한낮이 기울자 배가 고팠다.

그러나 어디를 둘러봐도 식당 하나 눈에 뜨이질 않는다.

(식당이 없어서 밥을 굶어?)

우리나라에선 생각조차 못할 경우이다.

가까스로 한집을 찾아 냈다.

단지내에 식당이 있는게 확인이 되었다

 


 

정문에서 알프레드가 뭔가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씨가 먹히지 않는다.

<뭘 가지구 그래?>

<입장료를 내래요>

<이런 빌어먹을 밥 먹는데 무슨 입장료야? 우리 그런 밥 안먹어>

소릴지르고 차를 돌렸다.

그리고서 또 한시간쯤 달렸나?

<로얄비치>라는델 들어갔다.

 


 

정문을 들어서니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 끝에

바다가 보였다.

<우와 바다다>

 


 

이게 얼마만인가?

여태 해변도로를 달려 왔는데 별장 촌에 가려

바다를 못 보았다. 차를 세우길래 내릴 준비를 하는데

에이부라햄이 그대로 차를 돌린다.


<왜..왜 그래?>

<라마단이라구 식당이 영업을 안한대요>

그대로 차를 돌려 나오는데 일행은 그대로 침묵이고...


이집트는 지금이 라마단 기간이다.

내가 묵는 호텔에도 입구에 장식을 해놓았다.

 


 

1년에 한번 찾아 오는 금식월...

이 기간중에 국민 대부분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을 한다.

한달 내내 문을 닫는 상점도 많다.

또 신성한 달이기 때문에 술도 안 판다.


한 이삼십분 달렸을까? 김지수가 침묵을 깼다.

<선생님 시장하지 않으세요?>

<에이부라함 한테 통역좀 해주라 내가 지금 동정 단식중이라고>


운전기사인 에이부라함은 독실한 무슬림이었다.

지금은 라마단 기간이기 때문에 금식중이다.

음식만 안 먹는게 아니라 물도 안 먹고 담배도 안피우고

침도 삼키지 않는다.

그러니 조수석에 타고 있는 내가 얼마나 불편한가?

난 목이 말라도 그 친구가 물을 먹고 싶어 할까봐

참을수 있는데까지 참았다,


처음 여행을 떠날 때 우린 라마단 기간 인걸 알고

그 기간이 끝나면 여행을 떠나자고 했다.

그러나 여행사에서는

관광객 한테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는데

당장 이렇게 지장이 생기지 않는가?

최고급 호텔이면 뭘 하나?

호텔방의 냉장고에도 술이 없는데..

그러나 어쩌겠나? 애들처럼 배고프다고 칭얼댈수도 없고...


오후 4시경 드디어 도시가 나타났다.

이런곳에 이런 도시가?

할 정도로 리비아 국경를 다 가서 불쑥 솟아나온

리조트 도시 <마르사마트루후>...

파아란 하늘과 바다가 멋있게 조화를 이룬 도시였다.


그러나 도시를 눈여겨볼 여력이 없다.

모두 식당만 찾는다.

아 있다.맥도날드 간판이 눈에 띄였다.



 

<저기 가서 요기라도  하고 가자>

모두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다섯시면 문을 닫습니다 문 닫기전에

크레오파트라 목욕탕을 봐야죠>

가이드는 가이드 대로 왜 고민이 없겠는가?

그대로 차를 달려 1키로미터를 더 가서

<크레오파트라 비치>에 도착 했다.

 


 

백과사전엔 <크레오파트라>를 일커러

<뛰어난 미모와 재주를 겸비한 여성으로

높은 교양을 지녔고,

이집트어는 물론 여러 나라 말을 잘 구사하여

외교사절과도 통역 없이 대화하였다>고 적혀 있다.


<크레오파트라의 코가 한치만 낮았어도

역사가 달라졌을것이다>

라는 말로 그녀를 미화 하고 있지만

이집트 역사를 통해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람세스2세의 왕비였던 <네페르타리>였다고 한다

아 참 크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여자가 아니었지..

 

이 비치엔 크레오파트라 석상을 세워 놓았는데

아무리 봐도 한국적인 절세미녀의 조건과는 맞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곳을 해수욕장이라고 하지 않고

목욕탕이라고 했을까?

그 이유는 이내 밝혀 졌다.

 


 

내 뒤로 보이는 바위가 바로 <크레오파트라>의 목욕탕이다.

가운데가 출입구다.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여왕이 혼자 목욕하던곳이라니 가히 상상이 된다.  

 


 

왼쪽 끝의 동굴로 바닷물이 드나 들었으니

그야말로 천연의 목욕탕이다.


찾아 오는 사람도 별로 없어 보이는 쓸쓸한 해변

관리인도 보이질 않고

우리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대충 �어보고 그곳을 떠났다. 


아까 봐 두어었던 맥도날드로 왔다.

 


 

배가 차니 바다가 보였다.

아아 정말 아름 답다. 그 바다를 배경으로 에이부라함이 앉아 있다

<아 미안해 미안해 우리만 먹었어>

<아뇨 괜찮아요>

에이부라함이 손을 내 젖는다.

 


 


에이브라함의 이마는 군살이 백여서

시컴언 자죽이 생겼다.

머리를 땅에 대고 절을 하느라고 생긴 자죽이다.

이집트엔 이렇게 이마에 자죽이 생긴 사람이 많고

그런 사람일수록 신심이 두터운 사람으로 알아준다고 했다. 


다시 알렉산드리아로 돌아오는데

오는 도중에 해가 졌다.

기다렸다는듯이 에이브라함이 어느 집앞에 차를 세운다.

전등만 환하게 켜져 있고 사는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알고보니 모스크다.

 


 

처음 카이로에서 알렉산드리아로 올때

고속도로변에 모스크가 많았다.

나는 우리 나라의 교회 생각만 하고

<저런 허허 벌판에 모스크를 세웠는데

그래도 신도 들이 있으니까 운영이 되겠죠?>

하고 물었다.  

<아니죠 저건 기도첩니다 길을 가던 나그네가

기도 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들어가서 기도를 할수있게 된거지요>

 

나는 눈에 뜨이는 모스크를 세어 보기로 했다.

한시간 동안에 세어본것이 23개

그렇게 따지면 220키로 미터밖에 안떨어진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가도에

50여개의 모스크가 있다는 계산이 된다.


<저건 누가 세운겁니까?>

<국가에서 60푸로를 대 주구요

나머지는 개인이나 단체가 희사를 하죠>

<거기두 목사나 신부같은 책임자가 있나요?>

<‘이맘’이라고 학식과 덕망이 높은 사람을 추대 합니다.

그러나 ‘이맘‘이 목사나 신부같은 권한은 없죠

자기 직업을 따로 갖고 있으면서 어디까지나 봉사를 하는거죠>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쨌던 에이부라함은 그 기도처에 차를 세우고

세면대로 달려가 손과 발

그리고 입과 귀를 씻고 모스크 안에 들어가 절을 하고 나왔다.

그리고는 모스크 밖에 쪼그리고 앉아

아까 맥도날드에서 싸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새삼 이슬람이란 종교를 생각 했다

<알라>라고 써 놓은 글자도

뒤에서 보면 <야훼>로 보인다고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