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5일 오후 2시
숙소인 앙코르팔레스리조트에서 좀 쉬다가
아름다움과 정교함에 있어서
전혀 앙코라와트에 뒤지지 않는다는
앙코라톰을 보러 갔다.
앙코르톰의 남문이다.
앙코르와트에서 불과 1.5키로미터.
<앙코르>가 ‘도시’를 뜻하고 <톰>은 ‘거대한’을 뜻한다.
문자 그대로 ‘거대한 도시’다.
당시 파리와 런던의 인구가 10만 20만일 때
(5만이라고 쓴 사람도 있다)
백만명의 인구를 수용 하기 위하여
자야바르만7세가 건설 했다
여기도 앙코르와트처럼 폭 100미터
깊이 6미터의 해자로 둘러 쌓여 있다.
이 해자에는 악어가 우굴거려
사람들이 접근을 못했다는 기록이 있다.
다리 양쪽에는일곱개의 머리를 가진 나가(뱀)이 있다.
나가 뒤로 각각 54개의 신과 악마들이
줄다리기 전쟁을 하는것처럼 늘어서 있다.
난간 역할이다.
왼쪽이 신이고 오른쪽이 사나운 얼굴을 한 악마이다.
앙코르톰의 설계자는
앙코르와트의 부조인 <우유바다 젓기>를
난간의 조각으로 바꿔 놓았다.
그럼 <우유바다 젓기>란 무엇인가?
힌두교 신화에 나오는 얘기다.
몇 개의 버전이 있지만 통상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옛날엔 신들도 수명이 다하면 죽었다.
그들은 메루산에 살고 있는 창조주 할아버지인
브라흐마를 찾아가 영생의 도를 배우고자 했다.
<나도 잘 모르겠는걸? 아마 비슈누신을 찾아가 물어보면
답을 알수있을지 모르겠다. 그는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신이고
그를 믿는자들을 잘 도아주니까..>
그래서 신들은 비슈누를 찾아 갔다.
<아 그건 간단하지 지금부터 가서 넓은 바다를 휘저어라.
그리고 거기서 나온 불사의 감로수(amrita)를 마시도록 하라.
그것을 마신 자는 누구든지 결코 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말처럼 간단 하지가 않았다.
비슈누 신이 말했던 우유의 바다를 휘젓기 위해서는
매우 큰 막대기가 필요했다.
<가르쳐 주시는 김에....>
비슈누는 그들에게
만다라 산(Mandar Parvat)을 옮겨다가
뒤집어서 바다를 휘저으라고 충고했다.
또 난관이었다.
신들만의 힘으로 그 산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했으므로 악마들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원래 신과 악마는
둘 다 아버지는 같고 어머니는 다른 이복형제들이었다.
악마가 형으로 신이 동생으로 태어났다.
결국 악마의 힘을 빌어
만다라산을 옮기는것 까진 성공 했는데
손잡이로 쓸 큰 끈이 없었다.
또 난관...여차여차 하여 그 문제도 해결
천년이나 휘저은 끝에
우유의 바다에서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맨 처음 흘러나온 것은
바다의 불순물이 응결된 죽음의 독약이었다.
이 독약은 결국 파괴의 신인 쉬바가
스스로 마심으로써 해결되었다.
그러나 쉬바도 그것을 마시면 죽기 때문에
그는 삼키지 않고 목에 그대로 저장해 놓았다.
이 때문에 오늘날에도 쉬바의 목부분은 파랗게 물들어 있다.
이후로 감로수를 차지 하려는
악마와 신의 피 튀기는 전쟁이 시작 됐는데
여차 여차 해서
결국 신이 감로수를 차지해 영생불사 하게 되었다는 얘기다.
먼저 다녀온 앙코르와트 입구의 돌다리를
금생과 내생을 이어주는 돌다리라고 했다.
이곳 앙코라톰의 해자에 놓여진 돌다리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무지개라고 한다.
(나가 신앙에 있어서는 나가를 무지개로 상징한다)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신들이 살고 있는
거대한 도시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성문의 높이는 23미터
정 사방으로 네 개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이 사면상들은 햇빛의 방향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고 한다.
그것을 보기 위해서 해가 뜨는 시간에,
또는 해가 지는 시간에
이 곳을 여러 번 방문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기록에 의하면
옛날에는 금으로된 제5의 얼굴이 있었다고 한다.
학자들에 따라서 관세음 보살상
또는 자야바르만7세의 얼굴을 닮았다고 한다.
일행은 나가의 다리를 건너 성문으로 들어섰다.
각 성문의 아래쪽 반은
머리가 3개인 코끼리 형상을 하고 있다.
기둥을 이루고 있는 코가 연꽃을 잡고 있다.
힌두의 신인 '인드라'가 그의 양쪽에 동료들과 함께
코끼리의 중앙에 앉아 있다.,
<아이라바타>라고 부르는 이것은 <우유바다 젓기>에서
태어난 생물이다.
코끼리 테라스는 그 길이가 300m가 넘는다.
코끼리테라스의 벽면의 가루다 조각상이 있는 곳은
중앙 출입구로 국왕 전용 테라스이다.
여기서에서 부터 5번째 성문인 '승리의 문'을 향해 군용 도로가 나 있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 왔을 때
또는 국가적인 행사가 있을 때
왕이 친히 납시던곳이었다.
코끼리 테라스와 연결되어 있는 것이
문둥이왕 테라스다.
왕앞에 엎드리기를 거부하는 신하가 있어
목을 베었는데 그 침이 튀어나와
문둥병에 걸렸다는 전설이 있다.
그러나 왕이 문등병자였다는 확실한 기록은 없다.
이 두 테라스는 이중구조로 되어있어
겉에서 보면 벽면 하나인 것 같은데
그 안쪽으로 또 하나의 벽면이 나온다.
외벽의 부조는 주로 신화의 주제들이다.
보존 상태가 좋은 그 안쪽 통로는
마치 미로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준다.
통로의 모서리 마다 지뢰 피해자들이 앉아
피리를 불거나 인사를 하며 돈을 요구한다.
앙코르톰이 만들어지기 전에 있었던 왕궁의 터이다.
왕궁 중앙에는
피메아나카스가 있다.
천상의 궁전(Celestial Palace)이라 불리는
피메아나카스(Phimeanakas)
이곳은 규모는 크지 않다.
왕이 제사지내기 위한 순수한 제단으로서 만들어진 것.
3단으로 되어 있다.
신을 위한 시설은 석재,
인간을 위한 곳은 목재로 만들었기 때문에
왕실 등은 남아 있지 않다.
여기서 곧장 북쪽으로 가면 바이욘 사원이다.
바이욘 사원은
그보다 반세기 정도 앞서 세워진
앙코르와트와 함께
앙코르문화의 쌍벽을 이룬다고 한다.
앙코르 톰의 백미는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불교사원 바이욘의 사면불안탑이다.
어느 방향에서 바라봐도
신비로운 부처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이곳에 있는 200여개의 얼굴은
부처의 얼굴이라고도 하고,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고도 한다.
흔히 <앙코르의 미소>라고 일컬어 지는,
넓은 이마, 내려감은 눈, 넓은 콧등,
끝에서 약간 위로 올라가 미소 짓는
두꺼운 입술이 바로 이 모습이다.
바이욘사원은 앙코르 톰의 중심사원으로
크메르 우주론의 메루산를 상징한다고 한다.
거대한 바위산 모양의 이 사원은
약 50개의 탑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다.
<앙코르왓 신들의 도시>에서
저자 최창길씨는
<이 독특한 사원을 방문하다보면
보는 사람을 수수께끼같은 마궁에 빠트린다.
내부 벽의 좁은 방과 복도
그리고 계단을 오르다보면
마주치는 수수께끼같은 얼굴들은
우리를 놀라게 만드는 매혹적인 경험이다>라고 썼다.
100퍼센트 공감 한다.
바욘사원을 지나 북서쪽으로 200미터쯤 올라가면
바푸온 사원이 나온다
11세기 중엽
우다야디타바르만2세의 국가 신전이다.
앙코르 와트트나, 바이욘처럼
똑같이 수미산을 형상화 시켜 놓은 것이다.
2007년 1월 15일 현재 공사중이어서
안으로 들어가볼수가 없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검색해 봤더니
<98년 7월 현재 공사 중이어서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고
다만 멀리서 바라보아서 아쉬웠다>
는 여행기가 있다.
이쯤되면 <공사중>인지 <공사중단>인지....
바푸온 사원은
옆의 바이욘 사원보다 200년 정도 앞선,
우다야디야바르만 2세에 의해서 만들어진 곳으로
힌두교 파괴의 신 시바신을 모시던 곳이다.
<진랍풍토기>는
1296년부터 1297년 4월까지
앙코르 왕국을 방문했던 중국 원나라의 사신
주달관이 쓴 책이다.
그 책에서 주달관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 왕이 살던 곳은 어디이고
황금탑은 어디 있었을까 ?
그곳은 바로 앙코르 톰 안에 있는 왕궁이었고
황금탑은 왕궁안에 있는
피메아나카스 사원에 있었으나 지금은 없다.>
피메아나카스는
10세기 라젠드라바르만 왕에 의해 건립된
“천상의 궁전”이라는 뜻을 가진 힌두교 사원이다.
녹색의 울창한 숲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다.
계단이 무척 가팔라서 나는 오르기를 포기 했다.
꼭대기 기둥에는 예쁜 산스크리트 문자로
<아는 체하지 말고 빨리 내려가라>고 써 있다던가?
관광 안내원들이 만들어낸 농담인지
진짜인지 알수가 없다.
나는 평생 처음 코끼리를 타 봤다.
100키로의 등치를 싣고 갈수 있을까 했는데
김영철 부장이 타고도 자리가 남았다.
위태 위태해 보이는 좁은 길인데도
그리고 길가의 나무와 부디칠것만 같은데도
기웃둥 기웃둥...
태연자약하게 걸어가는 코끼리에 감동 했다.
그 꼭대기에 프놈바껭 사원이 있었다.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듯
정사각형으로 가파르게 뻗어 올라간 건축이
흡사 피라미드 같았다.
이 사원은 9세기 후반
야소바르만 1세가 시바신에게 바치는 사원으로 지어졌다.
이곳저곳이 허물어지고
그 허물어진 자재들이 쓸쓸하게 널브러져 있다.
가파른 층계를 붙잡고
꼭대기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보면
온통 끝없이 펼쳐진 밀림의 지평선이다.
사실 캄보디아의 지명에는
유난히 '프놈(phnom)'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간다.
<프놈>은 <언덕>이라는 뜻이다.
현재 수도인 <프놈펜>도 그렇고
우리가 다녀온 <프놈 꿀렌>
그리고 지금의 <프놈바껭>
대부분이 평원 지방이어서
그만큼 신성시 한게 언덕일것이다. ,
제주도의 <오름>이 생각난다.
아아 그 언덕에서 본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