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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머니를 다시 신갈리 집으로 다시 모시고 왔지만 앞으로의 일이 난감했다.
얘기를 알아 듣고 어눌하게나마 의사 표시를 해주시는것만을 다행이라고나 할까..혼자서는 몸 하나 뒤채시는것도 불가능하고 대소변을 일일히 받아 내야 하니 그것도 걱정이었다.
같은 병실에 있던 누군가가 간병해줄 사람을 고용해야 될것이라는 얘기를 했을때 자식들은 모두 펄쩍 뛰었다.자식들이 없으면 모를까 열씩이나 되는데 왜 남에게 맡기느냐는 것이었다.
혼자 암담해 하는데 동생들은 이미 단안을 내려 놓고 있었다.한집에서 2박 3일씩, 돌려가면서 신갈리에 와 어머니의 간병을 하기로 했다는것이다.
“말이 그렇지.지금부터 우리들은 장기전으로 돌입 하는거야.장기전이 뭔지
아니? 인내야 인내..”
“우선 하는데 까지 해봅시다”
나는 슬그머니 밖으로 나와 차의 시동을 걸었다.<똥차>라고 놀림받던 <피아트>와 결별하고 어느날 공짜처럼 굴러온 <그랜져>였다. 막상 시동을 걸었지만 갈곳이 없었다.빌어먹을! 최대 속력이 얼마까지 나오는지 고속 도로나 한번 달려 보자.그러구 보니 방향이 정해졌다.시속 160키로로 달려 목천 톨게이트에서 고향길로 접어 들었다. 고향 뒷산에 있는 선고의 묘소에 도달했을땐 캄캄한 밤이었다.산소 앞에 앉아 소주 한병을 다 기울이고 나니 서서히 자신이 생겼다.
“아버지! 지켜봐 주십시요...어머니가 살아 계시는날 까지 전 결코 포기 하
지 않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