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는 나일강을 중심으로
동안과 서안으로 나뉘여 진다고 했다.
우리가 먼저 관광을 시작한 서안에는
왕가의 계곡과 왕비들의 계곡,
그리고 파라오의 장례의식을 치루는 장제전들이 위치하고 있다.
말하자면 서안은 해가 지는 쪽이기 때문에
죽음과 내세를 의미하는 신성한 구역이라는것이다.
왕가의 계곡 입구이다.
말이 계곡이지 풀한포기 없는 황적색의 가파른 절벽이다.
멀리보이는 바위산의 정상이 피라미드를 닮았다
원래 고왕국 시대엔 피라미드를 만들어 파라오를 장사 지냈다.
헌데 도굴꾼들이 극성을 부리자
신왕국때 부터는 험준한 지형의 산을 골라
바위를 뚫고 그 속에 시체를 매장하는 방법을 썼다.
그리고 비밀을 지키기 위해 공사에 참여 했던 인부들을 죽였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에 비밀이 있는가?
현재 왕가의 골짜기의 무덤은 64기가 발견이 되었는데
거의 모두가 도굴을 당한 뒤였다고 한다.
아니 딱 한 개
도굴 당하지 않은 무덤이 있다.
투탕카멘(Tutankhamun)의 무덤이다.
우리가 카이로 고고학 박물관에서 본
그의 미라를 덮고 있던 황금 마스크는
룩소르는 물론이고
이집트 전역에서 발굴된 유물을 대표 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얘길 하면
도굴이라도 당했기 때문에
역사를 꾀 맞추는 퍼즐이라도 존재 하는게 아닐까?
어쨌던 가이드가 입장권을 끊어 가지고 왔다.
70이집트 파운드.
우리 돈으로 1인당 1만 3천원 꼴 .
그 입장료를 가지고 현재 공개된 14개의 무덤중
3개를 관람할수 있다.
(짜구나)
생각 같아서는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다 보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그 3개도 못채우고 우리는 한 개만 봤다.
왜? 그 얘긴 다음으로 미루자.
우리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
코끼리 열차라고 불리우는
관광객 수송 전동차가 대기 하고 있다.
그 열차를 탔는데도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또 걸어야 했다.
서안의 유적지중에서 언덕길이 가장 힘든곳이
왕가의 계곡이라 했다.
게다가 하루 종일 땡볕에 달군 시멘트 길에선
복사열이 치솟고..
덥다 소리도 못하고 아예 입을 벌리고 다녀야 했다.
손바닥만한 그늘이라도 있으면
우선 머리통부터 들여 밀어야 했다.
무덤속이 제한된 공간이니
인원수도 제한 되어 있어 마냥 기다려야 했고..
가장 중요 한것은
그 안에선 일체 촬영이 안된다는것이었다.
결국 대표적으로 한 개의 무덤만 돌아보는 것으로
왕가의 계곡 관광을 끝내기로 했다.
람세스 4세의 무덤
박철 작가는 한군데를 더 들린다고 했다.
우리는 관광객들이 바글 대는 휴게소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다음으로 들린곳은 핫셉슈트여왕 장제전
워낙 지쳐있었기 때문에
멀리서 전경만 촬영하고 차를 돌렸다.
기분 같아서는 오늘 하루 쉬었으면 싶은데
그럴수도 없고..
<힘드시죠?>
<아냐 됐다>
(엠병 되긴 뭐가 돼?)
그런데도 또 한군데를 봐야 한댄다.
람세스 3세 장제전
체면이고 뭐고 따질데가 아니다.
두건을 사서 머리에다 감았다.
기분상 그랬는지
운동모자 보다는 한결 시원한것 같았다.
가는 도중에 간이역의 간판 그림자에 서서
차를 기다리는 이집션 한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을 찍으려는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마을을 찍은것이다
물도 전기도 일체 공급을 안하는데도
사람들이 몰려와 마을을 이룬다고 했다.
소위 도굴꾼들 마을이다.
행정력이 미치질 못하는건가?
아니면 묵인을 하는건가?
이윽고 우리는 람세스 3세의 장제전에 도착했다.
허허벌판에 세워진 그 우람한 모습에 압도 되어
잠시 더위도 잊었다.
아아
그리고 그 벽화!
누가 저것이
예수님이 이땅에 오기도 훨씬 전에
그려진 것이라 하겠는가?
누가 저것이 사람이 되기 위하여
햇빛이 들지 않는 토굴속에서
쑥과 마늘만 먹었다는 곰의 전설을 되뇌고 있을 시절에
그려진것이라고 하겠는가?
<아까 왕가의 계곡에서 저 혼자 들어가 본 무덤의 벽화는
일주일전에 그린것 처럼 더 선명했어요>
박철 작가의 얘기다.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다시 나일강으로 왔다.
열사의 대지에 한줄기 소낙비라도 내린듯
무심한 강바람은 여전히 싱그러웠다.
이제부터 대망의 크루즈 여행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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