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각산방 이야기

8. 신부님의 개가 낳은 피터

첫날 2007. 3. 17. 10:33

<피터>는 어쩔수없이 내가 남의집에 주어버린

까만색의 코카스페니얼이었어.


<제이>의 자식이야

새끼때도 까만 색이 정말 이뻤어.

 

정치를 하다가 국제적인 사진 작가로 변신하신

윤주영 전 문공부장관이

<같은길을 걷는 부부>던가?

병천에서 똑 같이 수의사를 하고 있는 부부를 찍으러

우리집엘 오셨지.

그때 엑스트라로 출연한것이 까만색의 <피터>였어.

 


 

아니 <제이>도 갈색이고 <월터>도 갈색이라면서

웬 흑색?

거기두 사연이 있어


하루 아침에 <월터>가 행방 불명이 된거야.

하루 이틀 사흘...

왼동네를 헤메고 산을 뒤져도 찾을수가 없어

원래 사람을 잘 따르는 개라 아무나 불러도 잘 따라다녀.

누군가 귀여우니까 업어 간 모양이야.


그런데 문제는 그짝인 <제이>가 발정을 한거야.

남편인 <월터>가 없어졌으니 난감 하데

.

그래서 평소에 거래가 있는

천안의 <황실애견센타>로 연락을 했어.

수캐가 한놈 있긴 있는데 갈색이 아니라 흑색이래.

<신부님이 키우고 있는데요

너무 귀여워서 신부님이 끌어 안고 잔다는데

빌려 줄려나 모르겠어요>


나도 명색이 카톨릭 신자거든

어떻게 어떻게 얘기가 돼가지고

신부님이 개를 보내 왔더라구.

상공적으로 합방은 됐는데 또 그놈마져 행불이야

미치겠더군. 

애견센터에서 중재를 해가지고 개값 물어 주었으니

<제이>년 시집 보내려다가 바가지만 옴팡 쓴거여.

 

 


그런데 <제이>가 새끼를 무려 6마리나 났어.

신부님이랑 탐 내는 사람들에게 다 나눠 주고

까만 수놈 한 마리를 내가 키우기로 했어.


그놈 이름이 <피터>야

그런데 <피터>가 또 일을 저질러 버렸어,


사실 시골 동네서 개를 키운다는건

팔아서 가계에 도움을 얻겠다던지

아니면 여름철 보신용으로 키우게 마련 아닌가?


그러면 종자야 어쨌던

새끼도 가능하면 대형견이래야 좋은데

언제부턴가 동네 개들이 새끼를 낳으면

하나같이 중개 일색이고

게다가 검은털이 나는거야.


그 범인이 바로 우리집의<피터>였지.


“야 임마 오다 보니까 피턴지 뭔지 밭에서

또 그짓 하구 있더라.그 놈 없애버려.

이러다가 너 이동네서 쫓겨 나 임마“


이장의 귀띰을 듣고 혼자 웃었어.

“아무래도 내가 이름을 잘못 지은거 같애”

“?”


어떤 젊은 신부님이

남태평양에 있는 어느 섬으로 선교를 나갔대.

그런데 섬 사람들이 하두 배타적이어서

씨알이 먹히질 않더래.


그래서 닥치는대로 여자들과 관계를 맺어

무수한 2세들이 태어 났고

그 후손들로 해서

지금은 그 섬이 카토릭 왕국이 되었대나 어쨌대나...


확실하진 않지만 그 신부님 이름이

<피터>였던것 같더라구.


그렇게 해서

사연 많은 <피터>도 남의 집으로 가버렸어,


그런데 이번엔 백구라..

백구는 진돗개 수놈인데 등치도 좋아

동네서는 대 환영이지

그런데 이놈이 집에 안 들어온다?

 

웬지 모르게 불안 하더라구.

'몽각산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 몽각산방의 삼족천리  (0) 2007.03.17
9. 백구의 추억  (0) 2007.03.17
7. 유산이 된 몸으로 닷새만에...  (0) 2007.03.17
6. 방네의 추억  (0) 2007.03.17
5. 곰을 잡으러 왜 산으로 가냐?  (0) 2007.03.17